2) 고난의 행군 이후부터 현재까지

   이렇게 구축된 북한의 보건의료 체계는 1980년대 초반까지 주요한 건강지표가 남한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던 점에서 가시적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북한의 건강지표는 심각하게 악화되었고 북한 보건의료 체계가 붕괴되었다는  북한이탈주민들의  증언이  대두되면서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표 1> 남북한 기대수명11)

시점

남한(A)

북한(B)

남한(A)-북한(B)

남자

여자

남자

여자

남자

여자

1993

68.8

76.8

67.0

74.1

1.8

2.7

1994

69.2

77.1

66.2

73.3

3.0

3.8

1995

69.6

77.4

65.4

72.5

4.2

4.9

1996

70.1

77.8

63.4

70.5

6.7

7.3

1997

70.6

78.1

61.4

68.5

9.2

9.6

1998

71.1

78.5

59.5

66.4

11.6

12.1

2000

72.3

79.6

60.5

67.4

11.8

12.2

2002

73.4

80.5

61.4

68.4

12.0

12.1

2004

74.5

81.4

62.4

69.3

12.1

12.1

 

<표 2> 남북한 영아사망률

구 분 

1955

1960

1965

1970

1975

1980

1985

1990

1995

2000

2005

2010

2015

남한

138.1

114.5

89.7

64.2

38.1

33.2

24.6

14.9

9.8

66

5.3

4.6

2.9

북한

122.8

83.1

79.7

58.1

45.3

36.3

31.1

27.4

42.1

57.8

28.5

27.3

22.0

 

    특히    남한의   민간단체들이   1990년대   중후반부터   인도적   대북지원을 시작하고 북한을 직접 방문하면서  북한의  보건의료  현실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시설을   직접     확인한    남한의  보건의료인들은   당시의    시설로는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도 없고  운영하지도  않는다고 단정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북한의 보건의료인들은 무상치료를 기반으로 하는 보건의료 체계는 이미 완성했으나  1990년대의  사회주의권  붕괴, 자연재해, 김일성의 사망 등 ‘3중재, 3중고’12) 로 인해 의약품과  의료기구 등의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하지만  완성된  체계의  붕괴 속도는  너무 빨랐고  여전히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한 현실에서 정상화의 길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측면에서 북한이 완성했다고 주장하는 보건의료 체계의 한계를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보건의료 서비스는 국가의 의지가 중요하게 발현되는 정책인 것은 사실이다. 더불어 이를 뒷받침할 충분한 물질적 및 인적 자원의 보장이 병행되어야 한다.

   북한은 보건의료 시설과 인력을 양적으로 확대시킨 것은 분명하지만 한 단계 도약할  질적 발전의  담보는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질적  담보의  전제 조건이었던 의약품 및 의료기구 등의 수급은 지속적으로 문제였다.

  특히 1960년대 초 중소 분쟁의 격화와 쿠바  미사일  위기, 남한의  군사정권 등장 등  국내외적으로   위기가   고조되면서  1962년  경제국방  병진노선을 결정하였다. 이 결과 국방비 지출이 늘었고 1967년에는 전체 예산 중  국방예산을 30% 이상 지출하게 되었다. 이러한 현실로 인해 보건의료 질적 발전을 위한 지원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고  이 상황은  1970년대와  1980년대도  달라지지 않았다.13) 결국 질이 담보되지  못한  보건의료  체계는  쉽게  붕괴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 내제되어 있었던 것이다.

   2012년에  집권한   김정은은  평양에  규모가   크고   현대화된  병원  건설을 추진하면서 ‘인민을 사랑하는 새로운 지도자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2년 10월 평양산원 유선종양연구소를 완공했고 2013년에는 류경구강병원과 옥류아동병원을 개원해 대대적인 선전을 하고 있다.14) 2015년에는 평양의 모범병원을 따라 지방의 보건의료 시설을 개보수하거나 새롭게 신축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15)

    하지만 질적 담보 없는 보건의료 시설의 확대가 갖는 한계는 이미 확인되었다. 오히려 화려하고 호화로운 겉모습이 아닌 보건의료 체계의 한 단계 발전을 위한 심각한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하겠다.


11) <표 1>과 <표 2>는 통계청 북한통계(http://kosis.kr/bukhan/). 검색일 2016년 10월 27일.
12) 장석(2002), 『김정일시대의 조선, 오늘과 래일』, 23쪽, 평양출판사.
13)“지금 전반적무상치료제를 실시하는데 맞게 의약품과 의료기구를 원만히 대주지 못하고 의료일군들의 기술수준이 높지 못하여 그 생활력이 남김없이 발휘되지 못하고있습니다.” 김일성(1993), “공산주의적시책을 더욱 발전시킬데 대하여,”『김일성저작집』, 39권: 212쪽, 조선로동당출판사.
14)『통일뉴스』, 2013년 10월 14일자.
15)『로동신문』, 2015년 2월 20일자.